자연사박물관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구는 46억 년 전에 만들어졌고, 바다에서 시아노박테리아인 남조류가 광합성을 통해서 산소를 품어내면서부터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산소 대혁명이 시간이 지나면서 생물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빙하기 등 기후 변화를 거치면서 번성했던 수많은 동, 식물이 멸종하고, 새로운 동, 식물이 다시 생겼습니다. 자연환경에 적응한 개체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면서 살아남았던 반면, 적응하지 못한 종은 멸종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수천만 번 반복하면서 현재 지구상에 수백만 종의 동, 식물이 살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기후 변화, 수질 오염 등으로 생태계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고 물질순환 시스템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에 사는 동, 식물과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재난 및 재해 발생을 미리 예측하고, 생태계 반응 연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 생물의 생활과 반응을 이해하는 것도 미래를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더 나아가 기후 변화, 식량 문제, 신약 개발, 질병까지 주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이를 위해 박물관에서는 전시, 교육, 연구를 통해 관심 있는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자연사박물관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 중 하나이며, 우리는 자연의 복잡한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고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 박물관은 5만 4천 점의 표본을 보유 중이며 계속 수집할 것입니다. 각 표본은 과거 지구 환경의 변화와 동, 식물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으며, 지구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박물관에서 지구의 생성, 생명의 기원, 종의 생성과 분화, 다양성과 보전까지 끌어낸 정보를 개관 이래 지금까지 620만 명의 관람객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학예사, 직원, 도슨트, 자원봉사자들은 상설 전시장, 기획 전시회, 특별 전시회와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식을 녹여내 관람객에게 공유합니다. 이 지식과 정보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꿈을 꾸게 할 것이며, 성인에게는 지구 환경과 생명을 이해하는 지식이 될 것입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2003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자연사박물관입니다. 지역 주민에게 사랑방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박물관의 업무 영역을 점차 확대하여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도 필요하며,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박물관을 다녀간 뒤 영감을 받아 생태학, 진화학, 기후학, 고생물학, 지구과학 등의 자연과학 분야에서 인간을 이롭게 하는 위대한 학자를 꿈꾸길 기대하겠습니다. 우리 박물관에서 이런 무형의 가치를 계속 일궈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노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