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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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여부 | 공개 | 작성일 | 2009-01-08 | 조회수 | 1263 |
어제 아들녀석 교육이 있어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한마디로... @.@!! 아들이 1학년일때부터 시작해서 거의 3년 동안 빠지지 않고 교육프로그램을 신청한지라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다니던 제 기억이 잘못됐나 싶을 정도로 실망을 했습니다. 아침 9시 10분에 박물관에 도착해서 들어가보니, 1.박물관은 고드름이 달릴 정도로 추워서 아이를 교육실에 들여보내고 싶었지만 교육시간 5분 전에만 입실이 된다고 해서 둘이 벌벌 떨며 15분여를 화장실에 서있었습니다. 2.아이가 교육받는 동안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를 위해 처음엔 별관에, 다음엔 나무홀에 커다랗고 따뜻하게 자리하던 휴게 공간은 어디로 갔나요? 별관에 휴게실이 있을땐 1층에 좁지만 아담한 매점도 있었었는데.... 별관은 직원용 사무실로 바뀌고 나무홀엔 점심식사치곤 너무나 부실한 핫도그와 아이스크림만 팔더군요. 박물관 주변에 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박물관 측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잘 아실텐데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핫도그를 먹어야 한다치고... 이건 정말 부실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3.그 추운 박물관에 컵라면 못먹게 하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고 멀쩡하게 있는 정수기의 따뜻한 물을 막아 놓으면... 하루 종일 찬물만 먹으라는 얘기입니까? 적어도 온수정도는 마실 수 있게 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4.게다가 따뜻한 커피 자판기는 왜 밖에만 있는건지.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아이를 기다리다 커피 생각에 로비엘 가봤더니 찬 음료 자판기만 덜렁 서있고 따뜻한 커피는 밖에 나가 뽑으라고... 정말 눈알 뽑히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화가 나고 놀라서요. 이렇게 불친절한 박물관으로 바뀌다니... 지난 3년간의 기억이 무색해지더군요! 아니 박물관에 먹고 놀려고 오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아무렴 그 산꼭대기 박물관에서 컵라면 먹고 커피 마시러 왔겠습니까? 그 박물관에 갈 정도면 적어도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도 박물관에서 무언가 배워갈 정도의 열의가 있는 부모와 아이들이 오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무엇 하나 박물관을 찾아 온 사람의 편의를 봐주는 것은 없고, 바뀐 시설 대부분이 상업 냄새가 펄펄 나더군요. 하다못해 입구 정면에 새로 들어선 기념품 가게까지도요!!! 어린 아이들이 박물관에 들어와 진지하게 전시를 구경하기도 전부터 그 기념품에 눈이 팔려 어쩔 줄 모르더군요. 우리 아들 녀석도 오천원짜리 공룡알을 기어코 사고 말았습니다. 어쩌겠어요? 아이 교육 시키러 왔는데 기운 빠져서 어깨 빠뜨리게 할 순 없지 않습니까? 예전엔 기념품 가게가 별관에 있어서 작정하고 사주지 않으려면 그 쪽으로 가지만 않으면 됐었는데 말입니다. 갑자기 서대문구청에서 박물관을 어떤 기업에 내다 판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박물관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게 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입니다. 1.박물관은 살아있다... 이 영화처럼 전시물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방법 2.전시 및 관련시설을 오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고 편안하게 이용토록 해서 교통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다시 오고 싶게끔 단골을 만드는 방법 제가 보기에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게 하기가 싫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전 다음주에도 교육이 있어서 다시 방문하게 될겁니다. 하지만 이번엔 어제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갈 때와는 다른 기분일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